獨 외무의 이례적 트럼프 공격…독일 언론 "되면 어쩌려고"
↑ 독일 외무/사진=연합뉴스 |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두고 독일 유력 언론들이 삼갈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의 유력 우방 가운데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대놓고 반대하는 유일한 정치인인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로스토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증오설교자"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애초 트럼프가 공식 후보로 뽑히기 전부터 그의 외교정책과 정치철학을 신랄하게 꼬집었지만, 이후에도 비판의 칼을 거두지 않고 매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의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또한, 로스토크 연설에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국가주의(민족주의)의 괴물을 크게 우려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트럼프 후보를 다시 한 번 겨냥했습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의 이런 이례적인 언사의 배경을 기자들에게 질문받은 자브잔 체블리 외교부 여성 부대변인은 지난 10일 "장관은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직 수행이 가져올 지구적 재앙을 진정으로 두려워한다"고 전했습니다.
체블리 부대변인은 나아가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얼마든지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자격이 있다며 "이 문제에 관해 장관은 중립적이지 않다"고까지 확인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그의 대변인이 트럼프 후보에 대한 논평을 삼가는 것과 대조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러자 저명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12일 사설에서 "트럼프가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베를린은 워싱턴과 외교관계를 끊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그렇다고 슈타인마이어가 (트럼프 당선 시) 미국 유권자에게 반대하는 차원에서 사퇴할 것인가"라고 다시 질문하고서 "그것은 멋은 좀 날지 모르겠으나 아무것도 얻는 게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력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도 같은 날 사설에서 "장관의 비판이 잘 의도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좋은 외교는 아니다"라고 촌평하고 "그러한 외교적 개입이 잘 먹혀드는 일은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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