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호주 언론들은 21일 멜버른에 사는 93살의 지기 지크라이시와 91살의 한카 부부의 ‘러브 스토리’를 전했다.
두 사람은 폴란드의 체스토코바 수용소에 갇혀 지내던 1944년 말, 20대 초반과 10대 후반의 나이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운명적인 사랑을 가꿔가고 있다.
지기는 “눈이 마주쳤을 때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며 “지금도 그녀를 바라볼 때면 똑같은 느낌이다. 여전히 아름답다”고 말했다. 당시 수년째 갇혀 있었던 지기는 ‘해골 같은 몰골’ 때문에 여자에 관심이 없었지만 한카를 처음 본 순간만은 달랐다. 그는 “미소 지으며 날 바라보는 아름다운 두 눈이 있었다. 이전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첫 만남을 소개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다가가 이야기를 나눴고, 지기는 숙소로 돌아가기 전 다시 만나자는 약속의 의미로 한카의 뺨에 키스했다.
한카도 “첫 키스를 기억한다”며 호응했다
수용소 환경상 둘의 사랑은 쉽지 않았지만 여러 고비를 넘기며 수용소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수용소를 떠난 두 사람은 곧바로 결혼했고, 1971년 호주로 이주했다.
지기는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했다. 많은 손자와 증손자가 있고, 그녀가 내 옆에 있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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