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니 수영복 금지…여성 신자, "뭘 입지 말라고 말할 남성 없다‥딸들이 선택의 자유 누렸으면"

부르키니 수영복 금지…여성 신자, "뭘 입지 말라고 말할 남성 없다‥딸들이 선택의 자유 누렸으면"

↑ 부르키니 수영복/사진=연합뉴스

신체 노출을 꺼리는 이슬람 여성을 중심으로 물놀이 때 입는 '부르키니'를 놓고 찬반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부르키니를 처음 금지한 도시인 칸에서 부르키니를 입었다고 차별적 언어 모욕을 받고 과태료를 문 여성이 나와 논쟁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23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달 초 부르키니 착용을 불허한 프랑스의 지중해 해변도시 칸에서 부르키니를 입은 '시암'이라는 이름의 한 여성이 경찰관 3명으로부터 '복장이 부적절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두 자녀를 데리고 해변을 산책하던 툴루즈 태생의 이 여성은 경찰관들이 다가와 자신의 차림이 해변에 '적절한 의상'이 아니며 히잡을 헤어밴드처럼 머리를 두르면 해변에 머물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관의 제안을 거부한 그녀에게 경찰관들은 11유로(1만3천910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이 와중에 몰려든 군중에서 일부는 시암을 옹호하기도 했지만, 다수는 '집으로 돌아가라' '여기 우리는 가톨릭이다'는 차별적인 소리를 지르며 경찰관을 향해 박수를 쳤다고 시암은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다비드 리스나르 칸 시장은 부르키니가 '종교를 겉으로 드러내는 해변 복장'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상징'이라고 불허 이유를 밝혀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시암은 자신의 복장이 부르키니가 아니었고, 허리 밑까지 내려와 띠를 두르는 외투인 튜닉에 쫄바지 차림에 머리를 가린 히잡을 썼다면서 "해수욕을 할 뜻이 없었고 발만 적시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암은 지난 16일에 발생한 이 사건을 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대로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해 공개했다면서 "오늘 우리가 해변에 갈 수 없다면 내일은 거리를 걷지 못할 수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리스나르 칸 시장은 과태료 부과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과태료 부과가 부당하다고 여긴다면 그 여성이 정식으로 항의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부르키니는 노출이 심한 수영복 비키니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의 합성어로 신체 노출을 꺼리는 이슬람 여성이 주로 입습니다.

프랑스에서 부르키니를 금지한 지방자치단체들이 현재 10여 곳으로 늘어나자 이슬람교도 등은 종교 차별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부르키니 착용에 대한 탄압 때문에 일부러 부르키니를 찾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르키니를 개발해 판매하는 호주 디자이너 아헤다 자네티는 프랑스의 부르키니 규제 이후 온라인 매출이 200%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슬람 신자인 자네티는 부르키니가 억압이 아닌 건강한 삶과 자유를 상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뭘 입으라, 뭘 입지 말라고 말할 남성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우리 딸들이 선택의 자유가 있는 곳에서 자라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