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이끈 빅토리아 여왕과 그의 남편 앨버트 공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왕관이 해외 업자에게 팔릴 위기에 처했다.
영국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앨버트공이 1840년 빅토리아 여왕과 결혼하기 하루 전 선물로 건넨 사파이어 왕관에 ‘수출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고 보도했다. 왕관 소유자가 수출 라이센스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500만 파운드(약 73어억원)를 내지 않으면 이 왕관은 내년 초 해외 업자에게 팔릴 수도 있다.
수출금지 조치를 내린 매트 핸콕 영국 문화부 장관은 “이 왕관에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여왕의 왕관은 11개의 블루 사파이어가 박혀 있으며 왕관 전체는 금과 다이아몬드로 덮혀있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여왕의 자리에 올랐던 빅토리아 여왕은 20세에 독일 색스 코버그 고타가의 왕자 앨버트 공과 만나 1840년 결혼식을 올렸다. 빅토리아 여왕은 처음에는 앨버트 공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으나 점차 그의 진중함과 사려 깊음에 감동을 받아 사랑에 빠지게 됐다. 이후 그녀는 앨버트 공을 무한 신뢰하며 국무회의 때 늘 앨버트 공을 대동했다. 앨버트 공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영국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적도 있지만 외교 분쟁을 막아내고 성실한 삶의 태도를 꾸준히 보여주며 영국의 실제 군주로 불렸다.
하지만 1861년 앨버트 공이 42세의 나이로 죽자 빅토리아 여왕은 큰 실의에 빠져 이후 40년 동안 검
핸콕 장관은 “이런 이야기가 담긴 왕관을 잃게 되는 것은 영국의 중요한 역사를 잃는 것과 같다”며 “왕관이 영국에 오랫동안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출 제한은 올해 12월 27일까지만 유지된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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