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평생 마을 친구로 지내온 두 원주민 남성이 태어날 당시 병원에서 뒤바뀐 사실이 41년 만에 드러났다.
영국 BBC 방송은 캐나다 매니토바 주 노르웨이 하우스에 있는 한 국영 병원에서 1975년 1월 31일 리온 스완슨이 3일 뒤에는 데이비드 테이트 주니어가 태어났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캐나다 원주민으로 인구 500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의 동갑내기 친구였다. 이들은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면서 서로의 부모와 닮은 점이 유난히 많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이들이 태어난 병원에서 두 남성이 출생 후 병원에서 뒤바뀐 것으로 확인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들은 자신들도 혹시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고 고민 끝에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기로 결정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이들의 예상이 적중했다. 테이트는 스완슨을 기른 엄마인 샬럿 메이슨의 생물학적인 자녀로 밝혀졌다. 아직 스완슨의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스완슨과 테이트가 병원에서 서로 바뀌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테이트와 스완슨은 기자회견을 열고 “40년이 사라진 것 같다”며 “심란하고 혼란스럽고 화가 난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이들은 “유전자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를 길러주신 부모님은 항상 우리의 부모님이다”며 “새로운 형제와 부모님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데이비드 테이트 주니어를 기른 아버지인 데이비드 테이트 시니어는 “새로운 정보로 두 가족이 끈끈해졌다. 우리는 하나의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매니토바 주 원주민 정치인 에릭 로빈슨은 “스완슨과 테이트에게 일어난 일은 범죄다”라
제인 필포트 캐나다 보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원주민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며 과거에 이 병원에서 또 아이가 뒤바뀐 일이 없는지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이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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