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폭탄 테러…"IS 추종세력 소행"
↑ 필리핀 폭탄 테러 / 사진=MBN |
동남아시아에 테러 공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 추종세력이 종전의 반정부 무장 투쟁에서 벗어나 무고한 군중을 노린 '소프트타깃' 테러까지 감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일 밤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의 한 야시장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80여 명의 사상사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야시장을 찾는 일반 시민이 희생됐습니다.
임신 7개월의 여성, 12세 소년과 어머니도 숨졌습니다.
IS 추종세력인 아부사야프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필리핀 정부도 이 단체의 소행에 무게를 뒀습니다.
아부사야프가 정부의 대대적 토벌 작전에 맞서 주말에 고향을 찾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겨냥해 보복 테러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테러 장소는 다수의 민간인이 이용하는 다중 시설이었습니다.
아부사야프는 필리핀 남부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는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의 급진적 분파입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초기 활동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부사야프는 2014년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당시 독일 정부에 IS 공습 지지 철회를 요구하며 독일인 인질의 참수를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1천여 명에 달한 무장대원은 현재 400여 명으로 줄었지만 섬과 정글이 많아 필리핀 정부의 치안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남부 민다나오 섬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부군을 공격하거나 내외국인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참수하지만 도심에서 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민다나오 섬에 있는 다바오 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22년간 시장으로 재직하며 강력한 치안 정책을 펴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테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IS가 필리핀 남부 무슬림 자치구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국적의 IS 추종자들로 '이민자 부대'를 만들었다는 싱가포르 난양(南洋) 공대 정치폭력·테러연구 국제센터(ICPVTR)의 주장도 있었습니다.
IS는 필리핀 내 지지세력의 테러를 선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IS는 텔레그램 메신저 앱을 통해 내년 1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제65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를 공격하라며 자살폭탄 조끼 조립법과 폭발물 제조법이 담긴 49쪽 분량의 영문 설명서를 제시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 도시에서는 지난 6월 IS 추종자들이 한 나이트클럽에 수류탄을 던져 8명이 다쳤습니다.
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IS 세력의 첫 테러였습니다.
지난 8월에는 싱가포르에 인접한 인도네시아 휴양지 바탐 섬에서 싱가포르 중심가로 로켓포 공격을 모의한 IS 추종자 6명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앞서 1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가에서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전이 벌어져 6명이 사망했다. 테러범들은 IS 연계 세력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처럼 동남아에서 IS 추종 또는 연계 세력의 테러 위협이 현실화됨에 따라 각국이 독자 대책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공동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이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순방 일정 가운데 브루나이 방문은 이번 테러로 취소했지만,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참석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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