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델이 데이터저장업체 EMC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합병 계획을 발표한 지 11개월만이다. 이로써 연간 매출 740억 달러(81조원)에 14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비상장 IT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델이 EMC 인수에 쏟아부은 금액은 600억 달러로, 기술기업 인수·합병(M&A)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사가 합병한 회사를 ‘델 테크놀로지스’라고 명하고 통합기업으로서 공식 출범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번 합병으로 델 테크놀로지스는 포춘 500대 기업 대다수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2만여 개 이상의 핵심 특허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자산을 확보한 IT 분야 강자로 부상했다. 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는 “양사의 기존 사업 영역 뿐만 아니라 신사업 분야에서도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당장의 이익을 늘리는데 힘쓰기 보다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 보안, 통계를 이용한 예측 분석 등 신기술에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PC·태블릿·주변기기 등을 담당하는 클라이언트 솔루션 그룹 ’델’과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기업 대상 솔루션을 제공하는 ‘델 EMC’, 고객과 파트너사를 지원하는 ‘델 EMC 서비스’ 등의 사업 부문으로 구성된다. 클라우드 전문기업 ‘버투스트림’,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VM웨어’, 빅데이터·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피보탈’, 보안 솔류션 업체 ‘시큐어웍스’, 통합 전문 기업 ‘부미’ 등 두 회사의 기존 계열사들은 독립적인 운영을 이어간다. 상장사인 VM웨어는 향후에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기로 한 것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최근 양 사의 핵심 사업 분야는 역성장에 빠진 상태다. IDC에 따르면 PC 출하량은 2013년 9.8%, 2015년 10.4% 줄었고, 올해에는 7.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IDC는 640억 달러 규모의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시장도 2014년부터 축소되기 시작했으며, 향후 4년간 시장 규모가 연평균 1.3%씩 줄어들 것으로 예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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