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각국은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지난 5일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을 겨냥해 이같이 강조했다. 당시 항저우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던 중국으로선 ‘잔치’ 분위기를 깨는 북한의 도발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라오스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은 8일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했다. 특히 중국이 성명채택에 참여해 더욱 북한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북한은 9일 핵실험을 강행, 다시 한번 중국의 뒤통수를 때렸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오전 발생한 북한의 지진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5차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중앙(CC)TV는 중국지진센터의 발표를 인용, “진원 깊이가 0㎞ 지점”이라며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G20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강조하며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했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의 잇따른 도발은 중국의 사드배치 반대 논리를 무색케한다. 반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이 북중관계도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식 핵개발에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뤼차오 연구원은 환구시보에 “이번 핵실험은 북한이 중국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이 대중 관계개선 기대를 접고 핵개발을 고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핵실험은 북중 국경인 지린성 옌지에서도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력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옌지시 일부 소학교는 진동이 감지된 뒤 학생들을 모두 운동장으로 대피시켰고, 인접한 훈춘시 소재 기업들도 직원들을 건물밖으로 대피시켰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중국의 연변 자치주는 약 200~300㎞ 떨어져 있다.
중국 환경보호부와 국가핵안전국은 북한 핵실험 발생 5분 뒤 제2급(주황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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