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사상처음으로 해외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사들인다.
12일 BOE는 오는 27일부터 시작하는 양적완화(QE) 매입대상 채권에 국채와 영기업 회사채는 물론 애플, 맥도날드, GE, IBM, AT&T 생명공학기업 암젠, 다임러벤츠, 도이체방크 등 해외기업 회사채 등 300여가지의 유가증권 매입목록을 공개했다. 매입 대상에 포함된 기업 상당수는 영국에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본사는 해외에 있는 기업들이다.
이와관련해 BOE는 QE매입 대상채권에 포함된 해외기업들의 본사가 영국에 있을 필요는 없지만 ‘영국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경우에 최종 매입 대상으로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입대상이 되는 해외기업 회사채는 파운드화로 발행돼야 한다.
앞서 지난달 4일 BOE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으로 영국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총 700억파운드(103조8200억원)규모의 국채와 회사채를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돈을 푸는 양적완화(QE)정책을 지난달 4년만에 재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기준금리도 0.50%에서 사상최저치인 0.25%로 인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E 채권 매입 목록에서 해외기업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상 경기 부양을 위해 회사채 매입에 나서는 경우에는 자국 기업 회사채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데 영란은행은 다른 중앙은행보다 해외 기업 회사채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영국과 달리 회사채 매입 대상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로 제한하고 있다. BOE의 QE가 다른 곳과는 달리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이처럼 BOE가 해외기업 회사채까지 사들이는 파격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나선것과 관련, 시장에서는 해외기업을 붙잡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럽 역내 금융허브 역할을 해왔던 영국은 그동안 해외기업들에는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유럽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라면 영국에 법인을 두고 유로존 전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거나 투자를 하는게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브렉시트 충격과 이에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영국 투자를 줄이고 있고 다른 EU 회원국으로 법인을 이전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영란은행이 해외기업 회사
[장원주 기자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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