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日, 우리가 다 죽기만 기다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공식 사죄를 해야 한다. 내가 제일 어린데 89세다. 일본은 우리가 다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시 유니온스퀘어에서 열린 ‘한국의 날 문화축제’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할머니는 “나는 15살 때 가미카제 부대로 끌려갔다”며 “내가 산 증인인데도 일본 정부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갔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위안부 합의를 맺고 “10억엔을 받고 화해와 치유재단을 세운다고 하는데 나는 무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며, 지난해 위안부 합의 당시 46명이던 생존자는 현재 40명으로 줄었다.
이 할머니는 “샌프란시스코가 위안부 기림비를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에 감사한다”며 “우리는 한국, 미국 곳곳에 소녀상을 세우고 마지막에는 도쿄 한 복판에 세울 것이다.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9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위안부 기림비 설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후 중국계 단체인 ‘위안부 정의연맹’이 먼저 기림비 모금 운동에 착수해 30만 달러를 모금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한인 단체들도 지난달 모금운동에 본격 착수해 현재 13만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기림비는 오는 2018년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인 스퀘어 파크에 세워질 예정이며, 총비용은 40만달러가 들어갈 전망이다.
앞서 일본계인 마이크 혼다 연방 하원의원은 16일 이용수 할머니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캘리포니아 교육위원회가 최근 위안부 역사를 고등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은 “큰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