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을 상대로 주주들이 독일에서 140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이른바 ‘디젤 게이트’로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입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폭스바겐 본사 근처 브라운슈바이크 지방법원에 82억유로(10조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주주들은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장착과 관련한 정보를 빨리 알리지 않아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원에 따르면 접수된 1400여건 중 750건은 지난 19일 하루에 모두 접수됐다. 폭스바겐이 자사 디젤 차량에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사실이 미국 정부에 발각된 것은 지난해 9월 18일로, 그로부터 1주년이 되는 날이 일요일이어서 다음날인 19일에 접수가 몰렸기 때문이다. 주주들이 1년이 지나면 소송을 제기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해 막판에 접수에 나섰다고 NYT는 전했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관련 정보 공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들까지 줄소송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상황이 악화된 폭스바겐의 부담은 한층 더 커졌다. 폭스바겐은 미국에서만 150억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고 178억유로를 사건 수습 비용으로 할당해놓은 상태다. 지난달 초에는 호주에서도 소송이 제기됐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일부 기관투자자들도 지난 주 폭스바겐을 상대로 2
독일에는 집단소송 제도가 없어 법원은 한 명의 고소인을 선정해 판결한 뒤 그 결과를 1400건에 동일하게 적용시킬 방침이다. 법원 관계자는 현재 접수된 소송 건수는 평균 1년에 처리하는 전체 건수의 절반에 맞먹는다고 전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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