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실시한 달러 표시 국채 발행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예상보다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는 신흥국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국채 발행을 통해 175억달러(약 19조6525억원)를 조달했다. 사우디의 이번 국채 판매 규모는 신흥시장 국채 발행 역사상 최대 규모다. 연초 아르헨티나의 국채 판매 규모인 165억달러(18조5790억원)를 웃돈다. 수요가 670억달러나 몰리면서 사우디 정부는 당초 계획한 100억~150억달러의 발행 규모를 늘렸다.
사우디 측은 미국의 금리 인상 전에 국채 발행을 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고 계획 이상의 성과를 받았다. 블룸버그는 “저금리 환경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사우디 국채에 몰렸고, 사우디가 이들에게 현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수익률을 미국 국채와 비교해 약간 높게 책정했다. 5년물은 2.60%, 10년물은 3.41%, 30년물은 4.63% 수준이다. 조달 금액은 5년물 55억달러, 10년물 55억달러, 30년물 65억달러다. 사우디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한 이번의 사상 첫 국채 발행을 통해 저유가에 따른 원유 수출 소득하락으로 인한 재정적자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의 현재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6%인 1000억달러로 주요 20개국(G20) 중 최대 규모다.
사우디는 늘어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2018년으로 예상되는 아람코의 IPO를 통해 사우디 정부는 수백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
이번 채권 발행으로 사우디는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다른 석유수출국과 함께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채권시장의 문을 두드린 나라가 됐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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