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가 깔끔하게 3연승을 거뒀다. 트럼프는 힐러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CNN,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즈(NYT) 등 주요 미국 매체들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토마스&맥 센터에서진행된 미국 대선 3차 TV토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예상대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힐러리는 지난 1·2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토론 내내 침착함을 잃지 않은 채 신속하게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하고 트럼프의 실수를 유도하는데 성공한 반면, 트럼프는 꽤 괜찮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발언 중인 힐러리에게 “형편없는 여자”라고 독설을 퍼붓는 등 과거 실수를 반복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놓고 선거 결과 불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결정적인 패착으로 꼽힌다.
이날 CNN이 TV토론 직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ORC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힐러리를 승자로 꼽았다. 트럼프를 승자로 지목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누가 더 준비된 대통령인 것 같으냐는 물음에 대한 응답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응답자의 59%가 클린턴을 택한 반면 트럼프를 택한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3차 TV토론 역시 힐러리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두 후보간 격차는 상당 부분 좁혀졌다. 1차 토론 후 클린턴은 62%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7%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앞질렀고, 2차 토론에서도 57%로 34%에 그친 트럼프를 20%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었다.
트럼프의 선전은 토론의 승패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질문에서 더 잘 드러났다. 힐러리를 겨냥한 트럼프의 공격이 옳았다고 답한 비율이 55%에 달했고, 주요 이슈에 대해 누구 의견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서도 응답자 47%의 선택을 받아 힐러리(50%)를 바짝 따라붙었다. 누가 더 진실한 후보냐는 질문에서는 47%가 그를 선택해 46%에 그친 힐러리를 따돌렸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정부 기밀을 다뤘다는 논란과 클린턴 재단의 부절적한 금전 수수 의혹 등에 대한 공격을 통해 힐러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인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토론은 초반부터 팽팽하게 전개됐다. 힐러리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언론들도 트럼프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지난 토론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감정을 억누르고, 정책과 핵심 이슈에 대해 집중하는데 성공했다. 효율적으로 자신을 부각시키고 상대방을 비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호평은 오래 가지 못했다. 대선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그 때 가서 이야기하겠다. 끝까지 초조하게 만들겠다”며 불복 가능성을 대놓고 시사한 것. 그야말로 ‘폭탄 발언’이었다. 이같은 트럼프의 발언은 토론 전에 “우리는 당연히 이번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밝힌 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의 발언은 물론, “아버지는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딸 이방카의 발언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토론회가 끝나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의 발언을 성토하며, 선거가 3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에 더욱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에 의심을 품는 믿을 수 없는 발언이 토론회에서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CNN 정치담당 선임기자인 제이크 태퍼는 “트럼프가 재앙과도 같은 답변을 했다”고 평가했다.
WP는 “트럼프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러 놓고도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채지도 못했다”며 혹평했다. WP는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했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트럼프는 힐러리가 가장 편해 할 상대”라고 비판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크루즈의 말이 옳았다. 트럼프는 힐러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가 입증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지율이 지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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