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대 통신업체인 AT&T와 버라이즌이 무선시장의 포화 현상에 대응해 미래를 위해 엇갈린 베팅을 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T&T는 TV매체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지난해 위성TV인 ‘디렉TV’를 490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22일에는 유료 채널 HBO 등 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타임워너’를 총 854억 달러(약 97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버라이즌은 실리콘밸리에 기대를 걸었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인터넷 포털 AOL을 44억 달러에 샀으며 지난 7월에는 포털 사이트 야후를 48억 달러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AT&T의 최고경영자(CEO) 랜덜 스티븐슨은 본사 내 인턴들에게 ‘월정액을 내고 TV를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응답자 중 1명만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나머지는 ‘부모의 로그인 자격을 이용해 인터넷을 통해 TV를 본다’고 답했다.
스티븐슨은 이같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전통적인 TV를 다른 방식으로 본다고 느꼈다.
버라이즌 역시 비슷한 트렌드를 발견했지만 다른 결론을 냈다.
프랜 샤모 버라이즌 재무책임자는 지난해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밀레니엄 세대는 케이블을 끊고 인터넷 콘텐츠나 모바일 콘텐츠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AT&T와 버라이즌에는 매월 요금을 내는 무선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인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지금 상태에서는 무선 사업만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단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AT&T는 전통적인 TV의 미래가 ‘모바일’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디렉TV 인수로 미국 최대의 유료 TV 서비스 제공업체가 됐으며 타임워너를 인수하면 HBO와 CNN, TNT를 비롯해 개발 중인 동영상 스트리밍에 도움이 될 워너브러더스의 TV와 영화 목록을 보유하게 된다.
AT&T의 CEO 스티븐슨은 타임워너 인수 합의를 발표할 때 “소비자가 크게 불편스러워하는 점은 콘텐츠를 사도 다른 기기나 다른 곳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AT&T는 이번 인수를 통해 위성과 모바일 가입자에게
한편 버라이즌은 지난해 인수한 AOL을 발판으로 온라인 광고 사업을 키우려 한다. 버라이즌은 야후를 플랫폼의 하나로 활용해 온라인 광고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쟁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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