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마틴 베일리 "반고흐, 동생 결혼소식에 충격받아 귀 잘랐다"
↑ 사진=연합뉴스 |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귀를 자른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이번에는 반 고흐가 동생 테오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에 빠진 게 자해를 저지른 이유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작가인 마틴 베일리는 '스튜디오 오브 더 사우스'란 새로운 저서에서 반 고흐가 자신의 가장 큰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동생 테오가 조 봉어르와 결혼하겠다고 알린 편지를 받은 후 귀를 잘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생의 결혼으로 자신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후원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반 고흐가 스스로 귀에 칼을 댔다는 해석입니다.
반 고흐가 동생의 결혼 소식에 괴로워했다는 내용은 이미 알려졌으나 그가 결혼 소식을 전달받은 시점은 귀를 자른 이후라는 것이 이전까지의 정설이었습니다.
하지만 베일리는 테오의 편지가 반 고흐가 폴 고갱과 함께 기거했던 프랑스 아를의 노란 집에 배송된 날짜가 반 고흐가 귀를 자른 1888년 12월 23일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테오의 편지에는 돈 100프랑과 함께 오랜 친구였던 조 봉어르를 2주 전 만났고, 이번에는 그와 결혼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베일리는 테오가 그의 어머니에게 미리 편지를 써 결혼 허락을 구했다는 점과 조의 오빠가 보낸 결혼 축하 전보가 1888년 12월 23일에 도착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의 주장에 힘을 보탰습니다.
편지를 받은 반 고흐는 결국 귀를 잘랐고, 크리스마스를 약혼자와 함께하려 했던 테오는 크리스마스 당일 형을 만나러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가디언은 이번 주장에 비춰볼 때 반 고흐와 싸운 고갱이 이별을 통보하자 반 고흐가 절망에 빠져 귀를 잘랐다는 해석이 의문스러워진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올해 7월에는 반 고흐가 매음굴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이 개에 물려 큰 상처를 입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의 귀를 떼어 줬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술사 교사 버나뎃 머피는 반 고흐 미술관이 공개한 사료를 토대로 정신건강이 온전하지 않던 반 고흐가 '살을 잃은 이에게 살을 선물한다'는 다소 신비주의적인 생각으로 귀를 잘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베일리는 반 고흐의 유명작품 '침실'의 그려진 침대가 이후 어떻게 됐는지도 추적해 공개했습니다.
그림에 그려진 더블 침대는 반 고흐가 노란 집에 오는 고갱을 환영하기 위해 산 것이었습니다.
베일리는 침대에 베개가 2개가 놓여있다는 것은 반 고흐가 여성과 함께 침대를 쓸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반 고흐에 의해 파리로 옮겨진 침대는 1890년 반 고흐가 자살하고, 이듬해 테오까지 세상을 뜨자 봉어르가 네덜란드에서 운영하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보관됐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무너졌고, 침대는 그의 조카에 의해 집을 잃은 주민에게 기부됐다고 베일리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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