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 재수사 결정을 내려 선거개입 논란에 휩싸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종결했다.
FBI는 6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7월 FBI의 수사 결과인 클린턴에 대한 불기소 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론은 FBI가 재수사에 착수한 지 9일 만이자, 대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이를 두고 선거개입 논란이 워낙 거세게 일자, FBI가 비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수사를 끝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FBI는 재수사에 착수할 때만 해도 ‘종결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힐러리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큰 폭으로 앞서다가 재수사 결정으로 지지율이 급락해 클린턴 캠프는 대선 전에 결론을 내려 달라고 강하게 요구해왔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의회에 재수사 종결을 통보하는 서신에서 “짧은 시간에 놀랄 만큼 많은 고급 업무를 해준 전문가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미 국장은 법무부의 반대까지 무릅쓰고 사실상 독자적으로 재수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여야는 한 목소리로 FBI의 정치 개입을 비판했다.
민주당에선 공화당 출신인 코미 국장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며 즉각 사퇴 주장을 폈고,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코미 국장은 좋은 사람이고, 그가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수사는 뭔가 있는 것 같다는 암시나 부정확한 정보, 누설 등으로 하는 게 아니다. (범죄 혐의가 있다는) 구체적인 결정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과거 정치 사찰로 악명 높았던 존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코미 국장을 올해 대선의 패자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공직자 비리를 전담하는 미 연방 특별조사국(OSC)은 선거개입을 금지한 ‘해치법’ 위반 혐의로 코미 국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며 그를 압박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나는 코미 국장의 팬이 아니었지만, 결정을 바꾸는 데 많은 용기가 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스캔들’ 수사기록과 트럼프의 선친을 칭찬하는 내용의 문건까지 FBI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이후, 코미 국장을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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