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정권인수팀은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www.greatagain.gov)를 통해 금융규제의 상징인 ‘도드-프랭크법’ 을 폐기하고 새로운 법률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불과 당선 이틀 만에 규제개혁의 시동을 건 것이다.
도드-프랭크법은 오바마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월가의 방만경영을 지목하고 추진한 대표적인 금융개혁법이다.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금융회사의 규제와 감독을 한층 강화하고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자는게 주요 골자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이 법이 미국 경제 활성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 제정 후 6년이 지난 현재 미국은 대공황 이후 가장 느리고 가장 미약한 경기 회복세에 놓여 있다고 트럼프 팀은 판단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장기 평균선인 2% 아래에 머물러 있고 미국의 지역 금융기관은 하루에 한 개꼴로 사라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줄줄이 단행한 배경에 이 법이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
트럼프 팀은 “도드-프랭크법이 근로자들을 위해 작동하지 않고 있는 만큼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정책으로 대체하겠다”고 강조했다. 월가 금융기관을 옭아매던 족쇄를 풀어내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빠른 행동에 뉴욕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18.19포인트(1.17%) 상승한 1만8807.88을 기록해 지난 8월15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이날 금융업종이 3.7% 급등해 지수 상승세를 견인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백악관을 찾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하고 정권 인수 방안을 협의했다. 회담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과 오바마 대통령은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회담에서는 도드-프랭크법을 포함해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업적인 오바마케어,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대책 등을 중단하는 문제를 놓고 심각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8년 집권 중 쌓은 주요 성과들로 트럼프는 ‘오바마 레거시’ 폐기를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월가 규제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2008년 금융위기 발생의 원인이 금융기관들의 방만경영 탓이 아니라 오랜 저금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
백악관 회동을 마친 트럼프 당선인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 부통령 당선인인 마이크 펜스와 함께 연방의회로 이동해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을 만나 공화당의 정권 인수방안을 논의했다.
[뉴욕 = 황인혁 특펴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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