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과학계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과학 문제에 대해 분명한 정책 공약을 내세우지 않은 데다, 과학 문제에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0일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한 과학계의 반응을 보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후변화 관련 트럼프의 정책이 지구 온난화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기후변화 관련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비난하며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고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 계획 등 기후변화 정책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다면 협약의 실행방안을 수립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또 “기후변화는 날조된 것”이라며 “미국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중국의 사기극이다”고 주장해 왔다.
파리협정이 미국의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외국이 미국의 에너지양에 간섭하게 될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트럼프는 또 “풍력발전소는 외관상 보기 너무 안좋다”며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바 있어 잇따라 쏟아지는 그의 과학적 근거 없는 발언들에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에 마리아 에스크리바노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후연구원은 “이제 유럽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스 조아킴 쉘은후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장은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트럼프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외에도 몇몇 과학자들은 연구에 대한 정부 지원 삭감을 우려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5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대해 “형편없다”고 표현했다.
사라 헨젤 미국 아이오와 대학 박사과정생은 트위터를 통해 “박사 학위를 위해 유방암 연구를 하고 있는데, 장래가 불투명해졌다”며 “앞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예산이 줄어들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머레이 러드 에모리대학에서 환경과학과 교수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학 연구에 대한 예산과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것이다”면서 “이제 본국인 캐나다로 가서 연구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오바마 정부의 유인 화성 탐사 등 우주탐사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지난해 트럼프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구 저궤도에서 활동하는 병참기지”라며 “앞으로 미국의 우주 탐사 활동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표명한 바 있다.
또 해외에서 미국으로 온 과학자들이 미국의 연구기관에서 연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벽을 쌓겠다”, “무슬림이 미국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하겠다” 등과 같은 발언을 쏟아내며 반이민자 정책을 강화할 것을 암시했다.
트럼프는 또 J1비자(문화교류방문자비자)를 폐지하겠다는 공약도 내 걸었는데, 대부분의 외국 연구원들은 J1비자를 받아 미국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박사후연구원들도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인 국내 대학원생들도 우려를 쏟아냈다.
미국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 연구원은 커뮤니티에서 “앞으로 포스트닥터 과정을 위해 미국에 오는 것이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백신 접종은 자폐증을 불러온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친바 있어 의학계가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2014년 트위터를 통해 “소아자폐와 백신이 연관성이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소아 백신을 적당량만 투여하도록 밀어붙일 것”이라는 등 의료분야에 관해 막말을 쏟아냈다.
이
오핏은 또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은 홍역이나 소아마비 발병 증가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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