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피 미 대통령 당선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9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 멕시코는 울상을 지었고 러시아는 내심 웃었습니다.
코트라(KOTRA)는 각국 무역관을 통해 트럼프 당선에 따른 주요국의 반응을 분석한 '미국 대선 이후 주요국 반응 조사' 보고서'를 13일 발간했습니다.
가장 크게 반응한 나라는 멕시코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멕시코와 맞닿은 국경에 장벽 설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전면 재검토 등은 모두 멕시코에 크게 불리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선거 당일 멕시코 페소화는 한때 전날보다 11% 이상 하락한 달러당 20.70에 거래되는 등 사상 최저 수준으로 밀렸습니다.
현지 언론인 엘 우니베르살은 "트럼프는 과거 정치적 행보를 알 수 없는 사람으로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전자제품업체인 T사는 "아직 큰 영향은 없으나, 환율변동으로 계약 취소가 되지 않도록 현재 납품 협상 건을 조속히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엔고 전환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산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지난 9일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10엔 상승으로 시작했지만, 트럼프의 격전 지역 승리가 보도된 오후 들어서는 한때 전일 종가 대비 6.2% 하락한 16,111.82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당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달러 약세 정책을 지향하고 있어 엔저를 통해 수출 확대를 지탱해온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상장기업 100개사 중 72.3%는 '미국 경제의 향후 1년간 위험 시나리오' 1위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꼽았습니다.
일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 소프트웨어업종 I사는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액, 개발비 축소 등의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트럼프 당선이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일본 역시 폐쇄적으로 대응한다면 자사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합니다.
외교ㆍ경제 분야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미국의 고립주의는 오히려 중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공존합니다.
선거 직후 중국 관영 매체인 신경보(新京報)는 "트럼프 집권 후 상당 기간 미·중 간 경제무역 관계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중국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인상 등은 양국 간 첨예한 마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중국 사회과학원은 "트럼프의 정책은 국내 발전에 주력한 고립주의로, 남중국해 등의 주변국과의 갈등에서 미국의 간섭이 약화하면 중국에 유리할 점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 대선에 앞서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진행된 네티즌 대상 온라인 가상 투표에서는 트럼프가 30만 7천표로 14만 4천표를 얻은 힐러리에 압승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업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철강업체인 A사 중국본부는 "보호무역조치로 인한 반덤핑 관련 제소 증가, 상계관세 부과 등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아직 정확히 파악되는 동향은 없으나, 자국 중심의 교역정책 기조가 현실화된다면 철강 분야가 선제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자국에 우호적인 노선을 표방한 트럼프가 당선되자 환영 속 표정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축전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국제 현안 대응책을 함께 모색함으로써 현재의 양국 관계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외교 신임장' 수여식에서 "러시아는 미국과의 전면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러시아 정부와 현지 언론은 트럼프 당선이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