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아베 "우리는 골프광"…서로 골프 용품 선물
↑ 아베·트럼프/사진=연합뉴스 |
"두 사람이 느긋하고 차분하게 흉금을 터놓고 솔직히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회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날 회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외교무대 데뷔라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가 선거 과정에서 여러 돌출 발언을 이어갔던 만큼 아베 총리와의 이번 회동에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정책,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대론, 주일미군 주둔경비 문제 등 쟁점이 산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이들 문제가 어떤 식으로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언급을 피했습니다.
대신 아베 총리는 "트럼프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확신했다", "함께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라는 등 트럼프 당선인을 치켜세우는 데 주력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도 회담 후 페이스북에 아베 총리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올리고 "아베 신조 총리가 내 집을 찾아 위대한 우정을 시작하게 돼서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런 발언들로 볼 때 두 사람의 회동은 상당히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아베 총리는 "다시 만나서 더욱 깊은 이야기를 했다"고 밝히는 등 이번 회동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신뢰관계'의 시작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회담은 내년 1월 새 정부 발족 이전부터 양국 정상 간 강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며 "매우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아베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골프 클럽을 선물로 전달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아베 총리에게 셔츠 등 골프용품을 건넸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골프광으로 유명하며, 아베 총리도 휴가 중에는 지인들과 골프 라운드를 즐기는 등 두 사람 모두 골프 애호가입니다. 일각에서는 골프라는 공통 취미가 두 사람의 개인적 신뢰관계 구축에 도움이 됐을 거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모두 골프용품을 선물로 전달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처음 만났을 때도 골프 클럽을 선물로 줬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곳은 트럼프 타워 내 트럼프 당선인 거주지였습니다. 일본 정부가 제공한 현장 사진에 따르면 만남이 이뤄진 곳은 가구와 천정은 금색으로 장식돼 있었습니다.
또 트럼프 당선인 옆에서는 장녀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번
이날 두 사람의 회담에 미국 언론은 물론 일본 언론도 대거 취재에 나서면서 트럼프 타워 안팎에는 100여명의 보도진들이 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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