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안보 진영에서 유일한 온건파로 꼽히는 밋 롬니 국무장관 기용을 둘러싸고 측근들이 반발하면서 미국 새 행정부의 강경색채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특히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는 대북제재와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권에 따르면 대북정책을 포함한 한반도 정책 라인이 강경파 일색으로 채워졌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발탁된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 그리고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으로 낙점된 캐슬린 T. 맥파런드 등이 모두 ‘강경파’ 인사들이다. 또 국방장관으로 유력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 역시 별명이 ‘미친 개’일 만큼 강경한 성향이다.
외교·안보 총책인 국무장관의 경우 온건파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강경파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경합하고 있지만, 대북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롬니 전 주지사도 줄리아니 전 시장 못지 않은 강경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안보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의 현 체재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된다”면서 “김정은 정권과 거래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플린은 북한 핵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맥파런드 NSC 부보좌관 지명자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강화를 주장했다. 폼페오 CIA 국장 내정자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적 압박은 물론 군사력까지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온건 성향의 인사로 분류되지만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강경하다. 롬니 전 주지사는 “오바마 정부는 목소리만 크고 ‘채찍’은 작았다”면서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오바마 정부의 무른 대응이 초래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국방장관 후보인 매티스 전 사령관은 지난 2005년 공개 토론회에서 북한을 향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테러집단을 괴멸시키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라는 발언을 해 북한으로부터 ‘추악한 야만의 무리’라는 험담을 듣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기간 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안보라인의 성향에 비춰볼 때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핵과 미사일 도발과 함께 미국에 대한 비난을 일삼던 북한은 트럼프 안보라인의 초기 인선에 대해 숨죽이고 있다.
한편 트럼프 진영 내에서 롬니 국무장관 기용설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수석고문인 켈리엔 콘웨이는 방송 인터뷰에서 “당내 통합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그 대가로 국무장관 자리를 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롬니가 국무장관이 되면 우리 모두 실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화합과 탕평 인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