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시작된 반(反)세계화·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물결이 동유럽에서도 거세다.
동유럽에서는 최근 각종 선거에서 인권이나 난민 문제에 반대하며 강력한 독자노선을 지향하는 ‘권위주의적 대중영합주의’를 내세운 정당들이 잇달아 승리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루마니아 총선 출구조사 결과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PSD)이 낙승이 예상됐다.
현지 여론조사기관들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PSD는 득표율 45%로 중도우파 자유당(21%)을 제치고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예상 득표율은 사전 여론조사 때보다 더 높은 것이다. PSD가 승리하면 연정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유민주연합(ALDE)은 약 7% 지지를 받을 전망이다.
이번 총선에서 PSD는 최저임금 및 연금 인상, 세금 감면 공약 등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불가리아 다음으로 2번째 빈국인 루마니아에서 이러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많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난이 심화하면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운 정당이 승리하는 동유럽의 고질이 재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마니아에서도 향후 EU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달 유럽 12개 국가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한 결과, 루마니아는 권위주의적 포퓰리즘 성향의 유권자 비중이 82%로 가장 높다. PSD가 이번 선거과정에서 EU 탈퇴를 주장하지 않았지만, 여론 추이에 따라 EU탈퇴 국민투표 회부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지난달 13일 나란히 치러진 불가리아와 몰도바 대선에서도 권위주의적 포퓰리즘 정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양국은 EU와의 거리두기와 친(親)러시아 정책 추진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환심을 샀다는 공통점이 있다.
불가리아 대선에서 승리한 친러 성향의 루멘 라데프 사회당 후보는 러시아에 대한 EU 제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EU와 나토 가입국이라는 이유로 불가리아가 러시아와 적국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해 인기를 끌었다.
불가리아는 러시아에서 가스 수요의 90% 이상을 공급받을 정도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친러 성향의 사회당은 꾸준히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목소리를 내왔다.
옛 소련에 속했던 동유럽 소국 몰도바에서 치러진 대선에서도 친러 노선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사회주의자당의 이고리 도돈 후보가 당선됐다.
도돈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전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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