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가치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링깃화 가치는 오후 1시께(현지 시간) 달러당 4.4798링깃에 거래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 9일 달러당 4.7125 링깃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링깃화 가치는 지난달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4.1885링깃 내외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한달여간 달러대비 6.5% 가량 급락했다. 링깃화 추락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강달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4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의 강달러 기조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말레이시아 내부 사정이 어지러운 것도 유독 신흥시장에서 말레이시아의 충격이 큰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나집 라작 총리의 뇌물 스캔들인 1MDB 사건탓에 국제적인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부패 사건에 총리는 물론 집권여당 곳곳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 여파로 링깃화 가치는 1MDB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해 부터 계속 하락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국채 발행 물량의 40% 가량을 외국인이 가진 점도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당국측은 최근 링깃화 가치 급락 배경에 외국 투기자본이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인 말레이시아 네가라 은행(BNM)은 외국 은행에 역외 차액거래 선물환(NDF) 시장에서 링깃화 거래
당시 무하마드 이브라힘 BNM 총재는 “투기 세력이 이끄는 NDF 시장의 변동성으로 역내시장이 충격을 받는 현상이 만연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조치는 별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자금유출 속도가 빨라지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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