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대권도전을 선언해 국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다음 행보로 택한 곳은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링컨 묘소였다.
반 총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의 묘소를 찾아 분열 직전 미국의 통합을 이끈 링컨의 업적을 기렸다. 그는 “링컨 대통령 시절에 미국은 가장 심하게 분열돼 있었다”면서 “링컨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미국인의 결속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최근 발언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지도자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경청론’도 제기했다. 최순실 사태로 탄핵 국면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통합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반 총장은 링컨박물관도 방문해 다시 한번 통합의 리더십을 상기시켰다.
그는 스프링필드 시장과 지역 정치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링컨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언급하면서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이 어록이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링컨박물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쓴 링컨 전기를 반 총장에게 보여주면서 “대통령 중에 링컨 전기를 쓴 사람은 노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말하자 반 총장은 “나를 외교보좌관으로 발탁해 줬을 뿐 아니라 유엔 사무총장이 되도록 지도해 준 분”이라고 답했다.
반 총장의 스프링필드 방문은 이 곳에 있는 서던일리노이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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