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논의했다. 알리바바로서는 트럼프의 환심을 사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려는 발빠른 시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 회장은 9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한 후 "미국 농가와 소기업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중국과 아시아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미국 중서부지역 100만여개 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어떻게 지원할 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쇼핑사이트인 타오바오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미국의 소기업들이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농가의 농산품이나 소기업들의 생산품을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를 통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트럼프 당선인은 회동 직후 "마 회장과 아주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면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가 중 한명"이라고 극찬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마 회장의 이번 만남은 마이클 에반스 알리바바그룹 대표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하나의 중국' 원칙 파기 발언, 불공정한 무역 주장 등으로 트럼프는 중국 정부와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에게는 최고의 환대를 한 셈이다. 트럼프의 중국관련 정책에 불편해했던 중국 유력 언론들 역시 이날 마 회장과 트럼프의 회동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중국 상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선 후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직접 전화통화를 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러나 마 회장과 트럼프의 만남 직후 중국 관영신문 환추스바오는 "알리바바가 중국을 기반으로 하고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양국 경제를 긴밀하게 연결시킨다면 이는 미·중 협력의 새로운 성공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외교 갈등 문제와 별도로 기업인의 활동에 대해서는 지원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세계 주요 기업인들은 트럼프의 '좌충우돌' 행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새로운 사업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글로벌 기업인들을 적극 활용하는 양상이다.
이날 마 회장 외에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프랑스 패션업체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아르노 CEO는 회동 이후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미국 이외의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때 받을 수 있는 관세 등의 불이익을 피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와 '코드 맞추기'를 통해 미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겠다는 장기적인 전략도 읽힌다.
이에 앞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500억 달러 투자와 일자리 5만개 창출을 공언한 바 있다. 손 회장은 미국 스타트업에 500억 달러를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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