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열흘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별 연설에서 눈물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의 대형 컨벤션센터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가진 고별 연설 "우리는 우리의 시간에, 우리의 손으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했다"며 미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을 더 나은 나라, 더 강한 나라로 만들었고, 우리는 진보를 향한 기나긴 계주를 뛰면서 우리의 일이 항상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열심히 일하고, 이웃에 관대한 마음을 갖고, 조국을 사랑하는 시민이 우리의 조국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그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치제도는 함께 더 나은 나라를 만들려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9년 우리는 직면한 도전을 더 강하게 헤쳐나갔다. 이는 우리가 이 나라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러분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분 단위로 올라오는 워싱턴의 뉴스 폭풍 속에서 관점을 잃기 쉽지만, 미국의 역사는 분마다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세대에 걸쳐 이뤄진다"며 "부모와 교사, 참전용사, 시민의 요청에 부응하는 이웃들이 미국의 이야기를 함께 써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을 살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면 비범한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적이 수없이 많다"며 미국민의 단합을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건강보험개혁정책(오바마케어)을 '업적'으로 손꼽았다.
그는 취임 당시의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 실업률을 1년 만의 최저치로 낮췄다고 강조했고, 오바마케어로 서민들도 적은 비용으로 건강보험을 갖게 됐다고 힘을 줬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에 대한 논란을 지적하며, 앞으로 경제적 기회균등을 통해 민주주의가 더욱 신장하고 '진짜 진보'가 이뤄지길 기대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를 밀어붙이는 것에 반대하면서도 "민주적으로 더 나은 대책을 만들면 공개적으로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에 대해서도 "무슬림계 미국인은 우리 못지않게 애국자들"이라며 "차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민주주의, 인권 및 여성 권리, 성 소수자 권리를 신장하는 국제적인 싸움에서 물러서선 안 된다"고 힘을 줬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를 언급하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으며, 큰딸 말리아는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 여사에 대해 "당신은 내 아내이자 내 아이의 엄마일 뿐 아니라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다. 당신은 백악관을 모든 사람의 장소로 만들었다. 원하지도 스스로 만든 것도 아닌 역할을 25년간 우아하고 고상하게, 그리고 훌륭한 유머를 갖고서 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도 각별한
그는 50분간의 연설을 마감하며 "당신들을 위해 봉사한 것은 내 삶의 영광이었다"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 마지막 부탁을 하고자 한다. 변화를 이뤄내는 나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의 변화능력을 믿어라"라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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