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이탈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더 중요한 위상을 갖게 됐다는 주장이 미국 재계에서 제기됐다.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24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비즈니스스쿨 한국경영연구소(KMI)가 주최한 신년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이 TPP에서 공식 탈퇴하기로 했으므로 앞으로 미국 기업들이 아시아에서 사업을 할 때 한·미 FTA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기업들은 한·미 FTA가 '골드 스탠더드'라고 믿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맺은 무역협정 중 최고 수준의 규칙을 자랑하는 무역협정"이라고 강조했다.
FTA가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오버비 부회장은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통계로 볼 때 미국은 무역협정을 체결한 20개국 가운데 14개국으로부터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보고서를 보면 한·미 FTA가 없었다면 미국의 적자규모는 최소 수십억 달러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TC가 지난 해 6월 말 공개한 '미국이 체결한 FTA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교역수지 적자는 283억 달러이며, 만일 한·미 FTA가 없었다면 적자 규모가 440억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미국이 상품 부문에서는 수출보다 수입이 많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흑자를 보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볼 때 한·미 FTA는 성공적이고, 두 나라가 공유하는 양국 방위조약에 중요한 보완재"라며 "강력한 경제적 관계가 양국의 동맹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고, 정치적 격변기에도 양국관계를 흔들림없이 유지해 준다"고 설명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TPP를 폐기를 선언했으므로 한국이 다음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계속 거론하고 중국 등을 겨냥해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를 언급하고 있으므로 다음에 무슨 조치를 내릴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한편 "대선 때의 정치적 구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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