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무슬림 국가들을 포함한 난민에 대한 입국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행정명령 발동 후 빚어진 전 세계 공항의 혼란 사태에 대해 "항공사의 정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만약 '반(反)이민' 행정명령 발동을 사전에 미리 예고했더라면 '나쁜 놈들'이 벌써 미국에 몰려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120일간 난민의 미국입국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입국 등을 90일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후 주말 동안 미국과 이들 국가, 제 3국 공항 등에서는 해당 국적자들의 입국을 둘러싼 커다란 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지난 주말 세계 공항의 혼란에 대해 "32만5000명 가운데 겨우 109명이 억류돼 심사를 받았다"며 "공항에서 일어난 큰 문제들은 델타(항공)의 컴퓨터 정전, 시위자들과 슈머 상원의원의 눈물(발언) 때문이었다"고 올렸다.
항공사의 기술적인 결함에 더해 시위대와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자유의 여신상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선동적인 발언이 혼란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입국) 금지가 일주일 공지 기간을 두고 발표됐더라면 '나쁜 놈들'이 지난 주말 동안 (미국에) 몰려들었을 것"이라며 "많은 나쁜 놈들이 (여전히 미국) 바깥에 있다"고 반이민 행정명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척 슈머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어제 슈머가 '가짜 눈물'을 흘렸다. 진짜 눈물일 확률이 5%는 있다고 보지만, 나는 가짜 눈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의 연기 코치가 누구인지 물어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반기를 든 민주당 의원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독설을 퍼부으며 강하게 몰아세웠다.
그는 전날 밤 트위터 계정에서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이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을 기다리고
매케인과 그레이엄 의원이 공동성명을 내, 반이민 행정명령이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자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 발끈한 것이다.
두 의원은 반이민 정책뿐 아니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건, 보호무역 정책 등을 놓고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각을 세워왔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