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무가내 국정운영이 계속되면서 워싱턴 정가에서는 취임 한 달도 안된 시점이지만 벌써부터 탄핵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맥신 워터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6일(현지시간) "반이민 행정명령과 친러시아 성향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탄핵을 자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호아킨 카스트로 민주당 상원의원도 지난 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의 판단을 계속 정면으로 무시한다면 불신임과 탄핵 절차에 착수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일단 당내에서 제기되는 '탄핵설'에 대해 "아직은 성급한 움직임"이라며 일단 제동을 걸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의문이다. 연방수사국(FBI)이 제대로 수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말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의 협조를 구해 탄핵을 발의해 통과시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의 이유로는 여론에 반하는 행정명령의 남발, 적대국인 러시아 편향 정책, 트럼프그룹과의 이해상충 문제, 사법부 독립 훼손 시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론에 반하는 행정명령으로는 중동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금지 명령을 필두로 월가 대형 금융사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이 지목됐다. 러시아 편향성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살인자'임에도 존경하느냐는 질문에 "존경한다. 미국은 뭐 그렇게 깨끗한가"라고 답변해 여당인 공화당으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또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 당선 후에도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트위터를 통해 인신공격을 퍼부으면서 사법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
펠로시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일관성 없고 무능하며 무모한 방식으로 국정운영을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탄핵할 것은 아니다"면서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협조할 만한 것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실망감을 표현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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