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정면 반발하는 캘리포니아 주를 콕 집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연방 차원의 예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이미 주의회가 공식적인 법적 조치를 통해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무력화시킨데 이어 정치인,기업인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등 집단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 이후 점화됐던 미국 연방으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인 '칼렉시트(Calexit)'캠패인이 재점화하며 주 전체가 정면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칼렉시트는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처럼 캘리포니아(California)와 탈퇴(Exit)를 합성한 말이다.
6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슈퍼볼 직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주를 두고 "여러 면에서 통제 불능"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맞서 불법 체류 이민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내 샌프란시스코, LA 등의 대도시는 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불법 체류자가 된 이민자 들을 추방하지 않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ies, 일명 불체자 보호도시)'를 자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피난처 도시'를 넘어 주 천체를 '피난처 주'로 지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에는 약 230만 명가량의 불법체류 이민자가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정치인들이 불체자 보호에 나선 것을 두고 "웃기는 일이다. 범죄를 키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피난처 도시'에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피난처 도시를 선언한 지자체에 예산 지원 중단은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의 발언이 절대 빈말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주의 균형 잡힌 예산, 일자리 창출, 국가 기여도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통제 불능' 발언에 거세게 반발했다.
주의회 상원의장 직무대행을 맡은 더리언 의원은 성명을 내 "연방 재정 지원을 무기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가장 취약한 지역 사회에 가하는 잔인함의 상징"이라고 비난했다.
캘리포니아의 '반트럼프' 움직임은 신속하고 적극적이다.
민주당 세가 강하고 다양한 인종과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캘리포니아 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여러 면에서 반대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혀왔다.
실제 캘리포니아 주 상원 정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케빈 디 리언(민주·LA) 의원이 발의한 불체자 보호 법안인 '캘리포니아 가치 법'을 승인했다. 이 법은 캘리포니아주 및 지방자치단체 경찰국이 휘하 경찰을 '연방 이민법' 유지에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강력한 불체자 단속을 위해 지역 경찰에 이민 단속 권한을 주겠다던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1일에는 UC버클리에서 학생 1500여명이 트럼프의 인종 차별주의적 정책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 학교가 일시에 폐쇄되기도 했으며 4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항소법원이 미 법무부의 긴급요청(미 전역에서의 반이민 행정명령 집행중지 결정에 맞선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명령 정지 명령을 다시 회복해 달라는 요구)도 기각했다.
5일에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우버, 에어비앤비 등 캘리포니아에 있는 97개 IT기업 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위헌이라며 반대한다는 취지의 법정 의견서를 공동으로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주 정부 차원에서 노골적인 반(反) 트럼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시작된 '칼렉시트' 청원 운동도 재점화하고 있다. 올해 1월까지 캘리포니아 주민을 상대로 로이터/입소스가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32%의 응답자가 칼렉시트를 지지했다. 이는 2014년 20%에 비해 1.5배가량 뛴 수치다.
인구 약 3900만명의 캘리포니아는 주 세수가 연방에서 받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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