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북한은 김정남의 시신을 즉각 넘기라고 말레이시아 측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테러에 이은 북한의 막무가내식 요구로 두 나라 간의 외교 관계도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동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 앞에 검은색 차들이 몰려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차량입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김정남의 부검을 확인하고 동향 파악을 위해 병원을 찾은 겁니다.
하지만, 부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애초 북한 측이 수사에 협조하기는커녕 김정남의 시신을 넘기라며 억지를 썼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 측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이번 부검은 통상적인 부검보다 많은 7시간이 걸렸는데, 부검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르면 오늘 부검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신을 북한에 넘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두 국가 간의 관계 악화도 사실상 불가피해졌습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는 테러가 명백한 주권 훼손 행위인데, 수사권까지 침해하려 한다며 불쾌해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전방위 대북 제재 속에서도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온 말레이시아마저 이번 사건으로 등을 돌릴 경우 북한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