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비상장 유한회사도 주식회사처럼 철저한 외부감사를 받도록 하고 주요 재무정보를 공시하도록 한 법률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해외 사치품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루이뷔통과 구찌 등 국내에 진출한 유럽계 사치품 업체들은 유통업체를 상대로 한 '갑질'과 터무니 없이 낮은 한국 사회 공헌도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잇따라 유한회사로 전환하면서 '비밀주의'를 강화했습니다.
샤넬과 에르메스 등은 아예 처음부터 유한회사 형태로 국내에 진출했습니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루이뷔통코리아와 구찌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등 업체들은 비상장 유한회사도 주식회사에 준하는 수준의 외부감사를 받고 주요 재무정보를 공시하도록 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긴장한 분위기입니다.
이들은 '비쌀수록 잘 팔리는' 한국 사치품 시장의 속성을 이용해 뚜렷한 근거도 없이 수시로 가격을 올리고, 백화점과 면세점 등을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일삼는 등 지탄의 대상이 돼왔습니다.
입점을 대가로 매장 수수료를 대폭 낮춰달라고 요구하거나 매장 인테리어비를 유통업체 측에 떠넘기는 행위 등이 대표적입니다.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 등은 이들의 입점 여부가 매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루이뷔통 회장 등이 방한하면 국내 유통업체 대표들이 버선발로 뛰어나가 영접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2013년 4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이 방한했을 당시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경쟁사 호텔까지 찾아가 30분 이상이나 기다린 끝에 그를 잠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르노 회장의 일정이 워낙 짧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이나 루이뷔통 등 주요 명품업체들의 '갑질'은 이루 다 꼽을 수가 없을 정도"라면서도 "그들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대놓고 비판할 수도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해외 사치품 업체들은 2011~2015년 사이 유통업체를 상대로 한 '갑질'과 본사 배당금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한국 사회 공헌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바른정당 홍일표 의원(인천 남구갑)은 2016년 10월 열렸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외국계 사치품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홍 의원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프라다코리아, 버버리코리아, 페라가모코리아, 불가리코리아, 스와치그룹코리아 등 외국계 명품업체가 한국에서 돈을 벌어 본사에 배당한 액수는 1천117억원에 달한다"며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서 이익만 빼가고 사회 환원이나 재투자는 거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프라다코리아같은 회사는 2010년 한 해에만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194억원에 달했지만 2006~2010년까지 5년 연속 기부금 실적은 '0'이었습니다.
이처럼 높은 본사 배당률과 낮은 사회 공헌 등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자 이들은 문제점을 개선하기는커녕 일제히 기부금 규모 등의 재무정보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전환, 정보통제를 강화하는 '꼼수'로 대응했습니다.
루이뷔통코리아는 2012년 법인 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했으며 구찌코리아는 2014년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꿨습니다.
샤넬코리아와 같은 회사는 1991년 10월 국내에 진출할 때부터 유한회사 형태로 법인을 설립해 20년 넘게 구체적 재무정보가 공개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개당 1천만원이 넘는 초고가 사치품 '버킨백'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에르메스코리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르메스 핸드백은 최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뇌물수수 사건을 비롯한 각종 뇌물 스캔들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과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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