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해킹사태` 야후 인수가격 4000억 깎았다"

두 번의 대규모 해킹으로 인터넷 포털 야후의 인수가격이 대폭 낮아졌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21일(현지시간) 야후 핵심사업 부문을 44억8000만 달러(약 5조1125억원)에 인수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종전 인수가보다 3억5000만 달러(약 4000억 원) 낮아진 금액이다. 지난해 야후 해킹 사태가 밝혀지면서 두 회사의 합병은 사실상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난달부터 인수가격 조정 협상을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후는 지난해 9월 이용자 5억 명의 계정이 2014년에 해킹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두 회사가 인수합병을 발표한지 2달 만이다. 석 달 뒤 2013년에도 10억 개의 계좌가 해킹당했다고 추가로 발표하면서 인수합병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야후는 해킹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고의적인 지연 발표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럼에도 버라이즌이 인수를 결정한 것은 무선통신 사업을 넘어서기 위해 야후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버라이즌은 10억명의 야후 이용자를 기반으로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매각이 이뤄져도 야후는 진행 중인 SEC의 조사 및 주주들의 소송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정부 기관 및 제삼자와 관련된 소송비용은 야후와 버라이즌이 분담한다.
마르니 월든 버라이즌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이 인수가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항상 생각해 왔다"며 "디지털 광고에서 야후의 엄청난 재능과 자산이 버라이즌의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합병절차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