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바위 속에 갇혀 산 프랑스男'…무슨 사연이길래?
↑ 사진=연합뉴스 |
프랑스 파리에서 '행위예술'의 일환으로 8일간이나 비좁은 바위틈에 갇혀있다가 나온 아티스트가 있어 화제입니다.
행위예술가인 아브라함 푸앵슈발(44)은 파리의 전시장 '팔레 드 도쿄'에 설치된 12t짜리 석회석 바위 안에 갇혀있다가 1일 오후(현지시간) 일주일 만에 빛을 봤습니다.
이번 행위예술을 위해 특수제작된 이 돌덩어리에는 인간의 신체 모양의 홈이 있었고 푸앵슈발은 이 안에 앉아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로 숨을 쉬며 일주일을 지냈습니다.
구멍으로 전해받은 물과 수프, 육포 등으로 연명했으며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바위에 다른 구멍도 따로 냈습니다.
그는 8일 전 바위로 들어가면서 이 행위예술을 "바위의 내면으로의 여행, 화석화 혹은 결정화의 과정"으로 명명했습니다.
바위 내부에 설치된 적외선 카메라가 그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촬영했고 관람객들은 실시간으로 바깥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그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8일 만에 바깥세상과 다시 만난 그는 승리의 'V' 사인을 그리며 "좀 멍하다"며 웃은 뒤 탁 트인 공간에서의 움직임 자체가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간단한 건강검진을 마친 뒤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기 위해 다시 등장한 그는 "행복한 순간도 있었지만 나 자신을 잃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순간들이 있었다. 의식을 냉철하게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고 프랑스앵포 방송과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그는 특히 바위 안에서의 8일간에 대해 "마치 우주인처럼, 움직이지 않은 채 뗏목을 타고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며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물음에는 '잠을 언제 자야 할 지 모르는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놨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로 언제 전시관이 문을 여는지는 알겠는데 밤과 낮이 구별되지 않아 언제 잠을 청해야 할지 모른다는 게 기묘한 체험이었어요."
푸앵슈발이 이렇게 오랜 기간 좁은 장소에 갇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는 이미 프랑스에서는 다소 기행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런 종류의 행위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아티스트로 유명합니다.
1t짜리 바위 아래 구멍에서 8일을 지낸 적도 있고, 박제된 곰의 몸 안에 들어가 2주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길이 6m짜리 거대한 유리병에 들어가 론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험을
컨디션을 회복한 뒤에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섭니다.
푸앵슈발은 이달 29일부터 파리 팔레 드 도쿄에서 두꺼운 망토 안에 들어가 10여 개의 달걀을 26일간 품어 부화시키는 퍼포먼스를 할 계획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와는 처음 하는 행위예술 작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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