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을 지속적으로 불신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 조직 개편을 예고하고 나섰다.
최근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CIA의 도·감청 사실이 폭로되는 등 정보 관리의 부실함이 드러나자 이같은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CIA 도·감청 사실에 대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밀 정보 유출에 트럼프 대통령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CIA 시스템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 "기술 관련 분야 상황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현재 FBI는 CIA와 함께 유출 주체가 외부기관인지 혹은 내부 스파이에 의한 것인지 공식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키리크스의 최근 폭로를 보고 이같은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는 CIA 산하 사이버정보센터에서 입수한 8761 건의 문서와 파일을 근거로 "CIA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의 제품과 플랫폼을 활용해 전방위 해킹을 했다"고 지난 7일 폭로했다. 이 제품 목록엔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밀 정보를 다루는 첩보기관이 내부 정보 유출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CIA의 무능력함이 문제로 대두됐다.
또 문서를 통해 해킹 수단들이 대거 공개됨에 따라 CIA가 정보 확보 수단을 다수 잃어버렸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불법 정보유출을 문제삼으며 FBI·CIA 등 정보기관을 불신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지난달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문제로 낙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진짜 문제는 정보유출"이라며 법무부에 수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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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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