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동안 공약으로 내걸었던 '연봉 전액 기부'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 세금으로 호화로운 휴가를 매주 즐기면서 이중적인 태도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에 연봉 전액을 자선 사업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부할 곳을 결정하기 위해 백악관 기자단이 도움을 주길 바란다"며 "우리가 철저한 검증을 피하는 방법은 기자단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당선 이후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2015년 9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식 석상에서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월급은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1년에 1달러만 가져갈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알렸다.
현재 미국 대통령이 1년 동안 받는 보수는 40만달러(약 4억6000만원)로 매월 20일 지급된다. 그러나 백악관은 지난달 20일에 첫 월급으로 지급된 3만3333달러(약 4000만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가 연봉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사실은 이번 주말에 자신이 소유한 호화 리조트 '마러라고'에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색해졌다. 경비가 모두 세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에 마러라고를 찾을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문 목적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방문은 취임 이후 이번이 5번 째다. 취임 2주 뒤인 지난달 3일 첫 휴가로 3박 4일간의 방문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미국 정부 고위 공무원과의 모임 등을 이 곳에서 열었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전체 시간의 24.3%를 마러라고가 있는 플로리다 지역에서 보냈다고 분석했다. 또한 3주 연속으로 마러라고를 방문하면서 1000만달러(약 114억6000만원)의 비용을 혈세로 충당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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