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만 해도 항공산업을 향해 독설을 퍼붓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태도가 최근 돌변했다. 항공 산업에 부흥기가 찾아오자 100억 달러(11조3000억 달러) 규모의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타임스(LAT)에 의하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수 개월 간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델타,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버핏이 항공사를 인수할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버핏은 지난 2013년 항공산업을 '죽음의 덫'이라 부르며 극히 비관적으로 바라본 바 있다. 최근 CNBC 인터뷰에서는 "20세기 항공 산업은 메이저리그에서 108년간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시카고 컵스와 같다"며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런 버핏의 태도가 달라진 건 최근 항공산업이 제2의 안정기를 찾았기 때문이다. 항공산업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유가 폭등으로 치명타를 맞았다. 좌석점유율은 50%대까지 떨어졌다.
회생불가능으로 보이던 항공산업은 2013년 항공유 가격이 급락하며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2016년 항공유 가격은 2013년 대비 52%까지 떨어지며 항공사 채산성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9.11 테러 이전엔 10개 메이저 항공사가 모두 국내선을 운영하며 과열 경쟁을 벌였으나 2008년 이후 4개사로 준 것도 출혈을 줄여준 요인이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미국 내 25대 항공사의 영업이익은 350억 달러(40조원)에 달한다. 좌석점유율은 지난 2009년 73%에서 지난해 83%로 10%포인트 상승했다.
버핏은 "항공사
얀 브루크너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 교수는 "버핏은 (항공산업이) 큰 투자를 보증할 만한 안정성을 되찾았다고 본다. 그의 시각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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