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홍콩 금융시장을 통해 본토의 채권 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15일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올해 채권통(債券通)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채권통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홍콩을 경유해 본토 채권을 매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홍콩이 국제금융센터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통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기존 홍콩 계좌로 중국 채권을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2014년과 지난해 각각 허용한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교차거래)과 유사한 조치다.
홍콩 거래소는 리커창 총리의 발표를 환영하면서 채권통 신설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통은 투자자를 늘려 중국 채권 시장을 질적으로 개선하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부심하는 중국 정부에 자본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 오는 3월26일 홍콩 행정관(행정수반)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홍콩의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홍콩에 대한 중국의 '하나의 국가 두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개막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홍콩에 대해 "독립은 없다"
중국의 채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64조위안(9조3000억 달러)으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3위의 규모다. 하지만 시장 개방이 미흡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채권은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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