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 8명 외에 더 있다…"응급실까지 미행"
↑ 사진=연합뉴스 |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북한 국적자들이 이미 신원이 밝혀진 8명 외에도 더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는 18일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범행 현장 CCTV를 정밀분석한 결과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 두 명의 모습이 추가로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 2청사에 들어선 김정남은 미리 준비중이던 용의자들에게 순식간에 둘러싸였습니다.
북한 외무성 소속으로 알려진 홍송학(34)은 독극물이 든 것으로 보이는 비닐백을 든 채 동남아 출신 여성 피의자 한 명과 기둥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국가보위성 요원이라는 리재남(57)도 다른 여성 피의자와 예상공격 지점 근처에 있다가 김정남의 시선을 피해 옆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지금껏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30대 남성이 등장하는 것은 이 대목에서입니다.
마카오행 항공권을 발권하러 키오스크(셀프체크인기기)로 향하는 김정남의 모습을 한 동양인 남성이 뒤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CCTV에 잡힌 것입니다.
그 직후 김정남은 맹독성 화학물질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았습니다.
김정남을 공격한 여성 피의자들은 급히 자리를 뜨면서도 이 남성에게 손을 들어보이는 등 아는 체를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임무 완료라는 의미의 손짓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다른 용의자인 오종길(54)과 당일 출국해 도주한 장남은이란 인물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피습 이후 김정남이 공항내 치료소로 옮겨지는 과정에서도 수상쩍은 인물이 있었습니다.
김정남이 공항정보센터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습을 어두운 색 옷을 입고 여행용 가방을 소지한 남성이 5∼6m 거리에서 주시하다가 치료소까지 미행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입니다.
VX 신경작용제의 영향인 듯 다리를 절기 시작한 김정남이 치료소로 들어가자 이 남성은 입구에서 고개를 돌려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는 의료진이 김정남을 구급차에 태울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주변에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격이 성공해 김정남이 확실히 VX 신경작용제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맡은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아직 국외로 도주하지 못한 북한인 용의자 리지우(30)가 이런 역할을 했다고 봐 왔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인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지난달 14일과 15일 잇따라 검거된 여성 피의자들은 범행 당일 리지우를 공항에서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한 물음에 "추가 용의자의 존재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김정남을 미행한 인물이 출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남은은 오종길과 함께 캄보디아 프놈펜과 태국 방콕,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홍송학, 리재남, 리지현(33) 등 다른 북한 국적 용의자 3명은 인도네시아, 두바이, 러시아를 거치는 다른 경로를 택했으나 평양에 도착한 시기는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리지우 등 3명은 치외법권인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일하게 체포됐던 리정철(46)은 증거불충분으로 지난 3일 석방과 함께 추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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