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을 강제로 끌어내 공분을 샀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이번에는 전갈 소동에 휘말렸다. 강제퇴거가 일어난 같은 날 유나이티드항공 다른 비행편에서 승객이 전갈에 쏘였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CNN방송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캐나다 캘거리로 가는 유나이티드항공편에서 이같은 사건은 발생했다. 다행히 기내에 우연히 탑승한 간호사와 승무원들의 발빠른 대처로 승객은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했지만, 유나이티드항공은 또한번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승객에게 연락해 사과하고 보상 문제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승객인 리처드 벨씨는 "식사를 하고 있는데 기내 선반에서 머리 위로 전갈이 떨어졌다"며 "손으로 잡아 식탁에 내려놓으려 하자 침에 쏘였다"고 말했다. 놀란 벨씨가 전갈을 복도로 내치자 이를 본 다른 승객들이 "세상에, 전갈이잖아"라며 소리를 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들은 잽싸게 전갈을 죽인 뒤 기내 화장실 변기통에 버렸다. 전갈은 이전 정착지인 코스타리카에서 기내 수하물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우리 승무원이 전갈로 추정되는 생물에 찔린 한 고객을 도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승무원은 지상에서 의료진과 접촉했고 생명에 지장이 있을 만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강퇴 퇴거 피해자인 데이비드 다오씨는 끌려 나가는 도중 코뼈가 부러지고 치아가 2개나 뽑혔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다오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지난 1975년 사이공이 함락됐을 때 보트를 타고 베트남을 탈출했다"며 "당시의 공포보다 이번에 비행기 복도에서 강제로 끌려나갈 때
유나이티드항공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 상원의원 21명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으며, 사건 발생지인 일리노이 주 하원의원 잔 샤코우크키는 오버부킹을 이유로 승객 탑승을 거부하는 관행을 금지하자는 법안을 발의키로 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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