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운영 역량의 대부분을 북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내치(內治)의 난맥상을 북한 문제 해결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모습이다. 대북정책마저 실패할 경우 국정운영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벼랑 끝 전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계속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쓸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마련하라고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지시했다.
허버트 맥마스터 NSC 보좌관은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을 명백히 했다"며 "NSC가 국무부와 국방부, 정보기관들을 총괄해 북한이 미국과 역내 동맹국을 위협하는 행태를 지속할 경우 쓸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특히 미국은 현재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은 물론 중국과도 북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군대는 역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강해지고 있다. 강한 군대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시리아에 미사일 폭격을 가하고, 아프가니스탄에 초대형 재래식 무기 GBU-43을 투하한 데 이어 한반도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한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에 대해서도 환율조작국 지정을 유보한 만큼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재차 압박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문제 해결 여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이민 행정명령, 트럼프 케어 실시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모두 제동이 걸린 만큼 북한 문제 해결마저 실패할 경우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할 길이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최근 시리아 공습으로 지지율을 어느 정도 회복했으므로 북한 문제까지 해결해 다시 추진력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북한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첫 시험대가 된 것 같다"며 "북한 경제에 대한 통제력이 막강한 중국이 해결의 열쇠"라고 주장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특히 "중국이 환율조작국이냐 아니냐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며 "북한에서 비롯되는 재앙을 막을
맥마스터 보좌관은 중국을 겨냥해 "앞으로 몇주, 몇달 안에 군사적 충돌을 제외한 조치를 취할 커다란 기회가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렇게 해서 최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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