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인터넷에 뜬 한 장의 사진이 미국 네티즌들을 열광시켰다. 사진의 주인공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 속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요트에 탄 채 아이패드로 아내인 미셸 오바마의 사진을 찍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나온 뒤 책임질 일 없는 삶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지만, 여행 중에 아내의 사진을 찍는 책임만큼은 끝나지 않은 모양"이라고 익살스러운 설명을 달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한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광경이지만, 아무나 오바마와 같은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오바마가 탄 요트는 길이가 무려 138m에 달하는 초호화 요트다.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이자 억만장자인 데이비드 게펜이 요트의 주인이다.
더구나 요트에는 오바마 부부뿐 아니라 미국 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배우 톰 행크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함께 있었다. CNN에 따르면 오바마 부부는 이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었으며, 요트를 타고 타히티 섬에서 인근 무레아 섬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들이 사진에 포착된 것은 지난 14일로, 오바마 부부는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한달간 휴가를 즐기던 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채 석달이 안 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하는데만 2100만 달러(약 240억원)를 썼다"고 맹비난한 CNN이라면 이같은 '호화판 휴가'에 대해 비판을 할 법 한데, 기사 어디를 봐도 그런 내용은 없다. 소셜 미디어 반응은 열광적이다. "아…자기 단짝의 사진을 찍는 오바마를 보라!" "아이패드로 미셸 사진을 찍는 오바마의 모습이 오늘 내게 필요한 모든 것" 등 환호 일색이다.
허핑턴 포스트가 지적한대로, 오바마와 미셸의 지난 몇 달은 정말로 샘이 날 정도다. 세속의 고뇌를 퇴임과 함께 훌훌 벗어던지고 캘리포니아로 날아가 골프채를 잡았고, 카리브해에서는 영국 기업가 리처드 브랜슨과 '카이트 서핑'을 즐겼다. 뉴욕에서는 딸과 함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시민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오바마를 자기 나라 대통령으로 모시자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사랑받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퇴임 후 국민들에게 사랑받기는 커녕, 말로가 비참하지 않은 전직 대통령이 오히려 드물다. 급기야는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해 파면되고, 구속까지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 와중에 우리 정치권은 국민들의 목소리보다는 당리당락을, 소통보다는 비방을 우선시하는 등 평소 소신(?)을 지키는데 여념이 없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국민과 소탈하고 진심어린 소통을 나눌 줄 아는 대통령. 진심이었든 연출이었든, 자신의 옷을 적시면서도 비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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