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관람객 수와 관람 시간이 엄격히 제한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이 최첨단 공기정화시스템 덕분에 더 오랜 세월을 버틸 수 있게 됐습니다.
21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유기농 식품매장인 이탈리(Eataly)는 '최후의 만찬'이 그려져 있는 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의 공간에 100만 유로(약 12억원)를 들여 최첨단 공기정화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탈리아 예술위원회, 밀라노공대 등이 참여하는 시스템 설치 작업은 다 빈치 서거 500주년인 2019년에 맞춰 완료될 예정입니다.
공기 정화 시스템이 갖춰지면 '최후의 만찬'이 소장된 수도원 공간의 습도와 미세 기후가 안정적으로 관리됨으로써 그림의 보존 기간이 길어져, 더 많은 관람객이 좀 더 오랜 시간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12제자와 함께 마지막 저녁을 먹는 모습을 그린 다 빈치의 1498년 작인 '최후의 만찬'은 수도원 내부의 습도와 건조한 벽면에 직접 그린 기법 탓에 작품이 완성된 지 불과 몇십 년 만에 심각하게 손상됐습니다.
이 때문에 수 세기에 걸쳐 수 차례 복원 작업을 거칠 수밖에 없어 현재는 원래 모습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형편입니다.
잘못된 방식의 복원 시도와 2차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수도원 건물 일부가 무너진 것도 작품 손상을 더 가속하는 요인이 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은 현재 '최후의 만찬'에 대한 하루 관람객을 1천300명으로 제한하고, 관람 시간도 15분으로 한정하는 등 작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최후의 만찬'은 지난 500년 동안 수 차례 복원을 거듭한 손상되기 쉬운 작품이지만 최첨단 시스템 덕분에 향후 또 다른 500년의 생명을 거뜬히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의 이번 후원이 다른 사기업들도 문화재 보존과 복원 작업 지원에 더 많이 동참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국가 주도의 문화재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명품 브랜드들의 기부금으로 잇따라 유명 문화재가 재정비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로마의 관광 명소 콜로세움은 명품 신발 업체 토즈의 후원으로 묵은 때를 벗었고, 로마의 또 다른 명물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계단은 각각
또, 피렌체에 본사를 둔 명품업체 구찌는 피렌체 보볼리 정원의 복원과 개선 작업 용도로 200만 유로(약 24억원)를, 이탈리아 보험회사 제네랄리는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인근의 '왕의 정원' 복원 작업에 250만 유로(약 30억원)를 쾌척한다고 각각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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