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총리 4연임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최근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은 '3연승'을 거두며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디뎠다. 반면 메르켈 총리 연임 저지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사회민주당(SPD) 후보 마르틴 슐츠 전 유럽연합(EU)의회 의장은 안방까지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14일 독일 제 1공영 ARD 방송이 보도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지방선거 정당득표율 예측치에 따르면 기민당은 33.0%를 얻은 반면, 사민당은 31.5%를 획득했다. 이어 친(親)기업 자유주의 정당인 자유민주당 12.7%,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 7.3%, 녹색당 6.3%, 좌파당 4.9%로 예상됐다. 기민당은 지난 3월 자를란트, 이달 7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회 선거에서도 사민당을 제쳤다.
이날 선거는 9월 총선 전 실시된 마지막 지방선거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독일 16개 주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통해 총선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이 지역이 독일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도 뒤셀도르프와 쾰른, 도르트문트, 에센 등 유명 도시를 품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독일 16개 주 중 가장 많은 1800만 인구가 거주하는 곳이자, 전통적으로 노동계층 기반 위에 있는 사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사민당으로서는 이번 패배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번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에서 사민당의 득표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민당 대표이자 총리 후보인 슐츠는 이 지역 승리로 앞선 두 차례 지방선거 패배의 만회를 노렸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특히 이 지역이 슐츠의 고향인 뷔르젤렌시가 속해 있다는 점에서 사민당으로는 충격이 크다.
독일 언론은 슐츠가 EU의회 의장을 사임한 뒤 총선에 뛰어든 컨벤션 효과가 사라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로 벌어진 양당간 지지율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3일 발표된 전문기관 엠니트 조사에서 기민당과 사민당의 지지율은 각각 37%, 27%였다. 11일 공표된 인프라테스트 디마프 조사에서도 37% 대 27%로 같은 1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안정과 안보'를 강조하는 메르켈의 전략이 '변화와 사회정의'를 말하는 슐츠의 방식보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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