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맨 모습 과시했던 푸틴, 이번엔 피아노 연주로 시선 한몸에

웃통을 벗고 말을 타거나 산소통을 메고 잠수하는 등 '스트롱맨'의 면모를 뽐내왔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드럽게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러 정상회담을 위해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국빈관인 댜오위타이에 먼저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기다리는 동안 피아노 2곡을 연주했다. 푸틴 대통령이 그랜드피아노 건반에 양손을 올려놓자 구슬픈 단조의 러시안 멜로디가 홀을 채웠다. 그가 연주한 곡은 1950년대 러시아의 민중가요인 '저녁의 노래'와 '모스크바의 창'이었다.
푸틴 대통령의 연주 동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지며 화제가 됐다.
시 주석 대신 관심을 선점할 것을 우려한 중국 언론들이 보도를 자제했음에도 중국 네티즌들은 푸틴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일부 네티즌은 푸틴 대통령의 동영상과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의 피아노 연주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악기를 다루는 국가 지도자의 매력을 언급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언론은 "연주가 연출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러시아를 홍보하기 위해 일부러 피아노를 연주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푸틴 대통령 곁에는 카메라맨이 있었고, 크렘린 대변인은 연주 소식을 기자단에게 신속하게 알렸다. 연주한 '저녁의 노래'도 푸틴 대통령의 고향이자 러시아의 제2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상징하는 곡이었다.
한편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표범과 사진을 찍고 돌고래와 같이 수영하는 등 남성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주로 선전해왔다. 또 유도·아이스하키·행글라이더 그리고 ·스키까지 각종 스포츠에 참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