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총선을 앞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내각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웠고, 좌우 이념과 관계 없이 '탕평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이스(FT)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초대 외무장관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전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장 이브 르 드리앙을 임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의 첨병 역할을 중도좌파에 맡긴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국방장관에는 실비 굴라르 유럽의회 의원을 임명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은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와 같은 공화당 출신 브뤼노 르메르 전 농무장관이 기용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초대 내각 22명의 인사를 이날 단행했다. 마크롱 대통령 총 22명의 각료 중 절반을 여성으로 기용했고, 출신 정당도 고루 안했됐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하루 만인 지난 15일 우파 공화당 소속의 에두아르 필리프 르아브르 시장을 총리에 지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39세 대통령과 46세 총리의 등장으로 초대 내각은 '젊은 피'로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조각에서 '균형 감각'을 내세웠다. 각료들의 평균 나이는 54세로 경륜이 많은 정치인들을 중용했다. 특히 외치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인사를, 내치는 보수 인사를 기용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조각에 대해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을 모두 내각으로 끌어들여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라고 풀이했다.
집권여당이지만 보유 의석은 0석이라는 한계를 지닌 신생정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REM)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권정당으로서의 신뢰감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발표한 총선 후보자 공천에서 52%가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시민사회 출신이고, 절반인 214명을 여성에
한편 프랑스 내각은 총리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의회의 과반 신임이 내각 구성의 필수조건이라 총선 이후 하원이 불신임을 의결하면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총사퇴할 수 있어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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