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해역 필리핀의 석유시추에 반발,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위협했다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공개했다.
지난해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이 지금까지 필리핀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친중반미 노선으로 유도해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발언 배경과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참석차 방중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해안경비대 행사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필리핀 언론이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당시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석유시추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전하고 "이 지역이 중국령이라면 그건 당신의 견해일뿐"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해당 해역에 석유가 매장돼 있다면 필리핀 영해인 만큼 당연히 시추에 나설 수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경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 주석은 당시 '필리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분쟁해역에서 석유시추를 강행한다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지난해 국제중재재판소(PCA) 판결을 거론하면서 항의하자, 시 주석은 "그럼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전쟁을 할 것이다. 당신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임자와 달리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중국과 대립하는 대신 중국의 차관과 투자를 얻어내는 실리외교를 택해왔다.
반면 미국과는 외교안보적으로 거리를 두고있다. 따라서 이번 '폭로'가 친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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