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항행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행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해군 소속 구축함 USS 듀이 호가 이날 남중국해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 주변을 항행했다.
미 해군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 것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직후인 지난 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과 차별화를 강조해 온 트럼프 정부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대북압박 조치를 강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작전을 강행한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더욱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남중국해 문제와 북한 문제를 완전히 별개로 접근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국방부는 해군 소속 구축함의 남중국해 항행 사실을 우회적으로 확인했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남중국해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매일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항행은 어떤 특정한 국가 또는 해역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지난 해 10월 21일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융싱다오 부근에 미사일 구축함 1척을 통과시킨 이후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행하지 않았다. 서태평양에 전개한 칼빈슨 항모전단조차도 최근에 남중국해 항행을 피해서 운항한 바 있다.
그러나 대중 강경파로 중국이 경질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 해리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은 지난 달 26일 연방의회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참석해 "항행 자유 작전을 곧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 17일 일본을 방문했을 때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합참의장에 해당)과 함께 센카쿠 열도에 가까운 요나구니섬에 있는 육상자위대 주둔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등을 관할하는 미국 태평양 사령관이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역이 센카쿠 열도 주변을 직접 찾기는 해리스 사령관이 처음이다.
중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25일 '미군이 '인간에 대한 신(神)의 우세'를 추구해도 이루기 어렵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의 국방 예산 증액을 맹비난했다.
공산당 산하 환구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편성한 국방예산이 지난해보다 10% 증액되고 대테러 비용까지 추가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국방비는 국방예산 2~9위 국가들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오
아울러 "중국이 미국과 군비경쟁을 벌일 필요는 없지만 중국에 인접한 서태평양 해상에서의 전력차이는 축소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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