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미국과 갈라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가 9월 총선을 앞두고 EU의 위기 관리자라는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 유럽 문제의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유권자들 공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G7 정상회의 이후 지난 28일 뮌헨의 정당행사에서 "누군가를 전적으로 의지할 시대가 아니다"라며 "유럽인으로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싸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 언론과 정치권은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면 충돌한 메르켈 총리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독일이 미국과 갈라서서 EU의 독자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와 함께 EU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독일과 EU 유권자들에게 독일이 이제 유럽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도했다.
베를린 미국학회 외교정책 전문가인 얀 테샤우는 "메르켈이 선거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발언은 라이벌 정당인 사회민주당의 당수 겸 총리후보인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을 견제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회민주당 관계자는 "메르켈이 기존 트럼프에 대한 태도를 바꾸며 유럽 통합의 가속화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황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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