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이 진화될 조짐이 없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가 금전과 관련해 트럼프의 약점을 잡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최측근인 자신의 변호사도 의회 조사 대상에 올랐다.
미국 CNN방송은 5월 30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동안 러시아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에 대해 '경멸적 정보'를 확보했다고 대화한 내용을 최근 정보당국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이 경멸적 정보는 금전거래에 관한 것이고, 대화내용은 러시아가 이를 통해 트럼프의 '이너 서클(핵심권력 집단)'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러시아 측 주장이 과장됐거나 허위일 가능성도 경고했다. 백악관은 "또 하나의 틀린 보도"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러시아 매춘부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 러시아에게 약점을 잡혔다는 의혹에 시달린 바 있다.
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전담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의회 조사의 핵심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코언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회 상하원으로부터 러시아 스캔들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코언은 '트럼프의 투견'으로 불릴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측근 중 하나다. 그는 "증인 소환장이 온다면 내가 숨길 게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증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불려온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마침내 입장을 바꿔 상원에 자료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플린은 그간 묵비권 조항이 포함된 수정헌법 제5조를 내세워 자료 제출 요구를 거절해왔으나, 그의 측근에 따르면 내주 중 그의 사업 관련 문서와 개인적 문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주말인 오는 3일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135개 도시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전국적 집회 '진실을 위한 행진'이 예정돼 있다. 야당 의원과 유명스타들도 집회에 참석 의사를 밝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트위터로 "러시아 관리들이 미국을 보고 틀림없이 웃고 있을 것"이라 비판했다. 또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반박하는 폭스뉴스의 기사를 리트윗하는 등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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